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의문입니다(웃음)
그렇게 어두운 분위기로 몰고 갈 생각은 없지만
꽤 격하게 투닥투닥하는 두 사람은 좀 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XD
졸린 눈을 비비며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드물게도 쇼쿠호가 먼저 와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매니큐어를 조심스럽게 바르고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라는 생각을 하며 늘 그렇듯 인사를 생략하고 자리에 앉았다. 앉아마자 풋, 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변을 두리번거려도 사무실 안에는 보스와 미코토와 쇼쿠호 뿐이다.
“나?”
그 말을 신호로 쇼쿠호가 숨넘어가게 웃기 시작했다. 왜 저래. 미친 사람을 쳐다보듯 쳐다봐주고 모니터를 켰다.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쇼쿠호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을 무렵에서야 짐작 가는 게 있었다.
설마. 설마.
알 리가 없다고 완강하게 스스로의 추리를 부정하다가도, 사람의 마음을 멋대로 읽고, 멋대로 조종하는 그 능력을 생각한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알았더라면? 스스로도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얼굴이 붉어졌다.
“아하하하하하하하!!!!”
이젠 아예 손가락질까지 하며 남은 손으로는 책상을 때리며 웃는다. 뒤늦게 들어온 엑셀레이터가 미친 사람을 쳐다보듯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럼 엑셀은 모르는 거다. 수치심에 얼굴은 달아오르지만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괜한 말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 것 같았다.
“아! 좀! 시끄럽다고!”
참다못한 엑셀레이터가 책상을 팡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쇼쿠호에게 항의했다. 껌딱지로 붙여둔 건지 미코토를 향하는 저 손가락은 떠날 줄을 모른다. 쟤가 뭐! 짜증 섞인 질문에 쇼쿠호의 웃음이 멈췄다. 말하길 원하느냐는 눈빛. 젠장. 낮에 만난 주간 저지먼트를 떠올리고 얼굴을 있는 힘껏 구겼다. 망할.
“그래서 뭐! 말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
“푸훕, 별로. 큭큭”
저 사악한 얼굴을 보아하니 혼자만 아는 것이 더 재밌을 거라는 판단을 내린 게 틀림없다. 누구의 기억을 읽어내서 알아낸 걸까. 어제 낮에 주간 저지먼트에게 협력 요청을 하러갔던 미코토가 책임자는 만나지도 못한 채로, 쓰레기통에 쳐 박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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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자야할 시간에 자지도 못하고, 가벼운 세수만 하고 대충 교복을 입고 그저 가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지시한 177지부로 향했다. 들어가기도 전에 친절하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주간들을 만나서 일이 쉽게 끝나면 더 자야겠다는 생각마저 했다. 하지만 책임자를 만나려면 무슨 절차가 필요하다며 친절한 톤으로 완강하게 거절했다. 듣자하니 미코토의 신원을 조회하고, 무슨 일인지 담당자에게 말을 하고 나서야 책임자와 연결이 된다는데 야간 저지먼트의 신원을 주간에서 알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감에 일단 만나게 해달라고 말해도 룰을 따라달라는 답답한 소리만 해댔다.
가뜩이나 졸리고, 떠맡다시피 하게 된 일에 짜증까지 몰려와서 될 대로 되란 식으로 사무실까지 들어온 건 좋았지만 책임자라는 사람이 도통 나타나질 않았다. 그러다 어느 한 여자 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드디어 만나게 된 건가 했는데, 그 소녀도 규칙을 따르라는 둥 한심한 소리만 해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멀찍이 떨어져있던 소녀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더니, 그 다음 온 몸에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부유함이 끝나고 나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빠진 건지 판단하는 데에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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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도시의 최첨단 데이터베이스를 빠르게 열어, 주간 저지먼트의 명단을 띄웠다. 사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다음부터는 하나하나 사진을 눈으로 보며 그 망할 저지먼트의 얼굴을 찾아 명단을 계속해서 내렸다.
“시라이 쿠로코.”
낮에 봤던 것보다는 앳된 사진이지만 이 아이가 분명했다. 능력은 텔레포터. 어깨에 손가락이 닿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사람 하나를 옮기는 데 충분하다니. 감탄도 잠시 다시금 열이 올랐다. 대체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 듣도 보도 못한 주간 저지먼트는 미코토를 몹시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분이 어땠어? 쓰레기통 위에 누워본 소감 말이야.”
지나가는 척 하며 소곤거리는 쇼쿠호의 말은 가뜩이나 잠도 부족하고 예민한 미코토의 심기를 한계까지 몰고 가고 있었다. 보스의 앞에 서류를 집어 던지듯 내려놓았다.
“시킬 거면 물밑작업정돈 확실하게 하라고.”
검은 망토와 깊게 눌러쓴 후드 덕분에 얼굴도 보이지 않지만, 원망이 가득한 말에 대한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보스 역시 낮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건지 비아냥거리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대체 언제까지 잠도 안 재우고 일만 시킬 셈이야.”
대놓고 들으라고 혼잣말을 지껄여본다. 보스에게선 대답은 없었다. 늘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이다. 대답은 쇼쿠호에게서 나왔다.
“일은 확실히 해야지.”
엑셀이 순찰 나갔다고 내놓고 비아냥거리는 쇼쿠호는 당장이라도 한 번 더 웃어줄 준비를 하며 득의양양했다. 짜증나.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쇼쿠호가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학원 도시에서 미코토가 유일하다고 했다. 덕분인지 쇼쿠호는 미코토를 몹시 싫어했다.
턱을 괴고 미코토를 몹시 싫어하는 시라이 쿠로코라는 아이의 사진을 한 번 더 노려봤다. 모든 일의 원흉. 낮에 한 번 더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그 때에 한 번 더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다. 절대로.
어린 나이에 학원 도시에 들어와 초고능력자라는 판정을 받은 미코토에게 그런 모욕을 안겨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너무 어이없어서 말도 안 나오고 화도 안 나오는 일도 있다는 인생의 교훈을 알려준 사람도 시라이 쿠로코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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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쿠호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미코토가 텔레포트 당한 지점은 저지먼트 건물 뒤편의 쓰레기 창고였다. 본 사람은 그렇게 많이 없겠지. 막상 들어가려니 용기가 안 났다. 오늘도 그 깽판을 쳐야하나.
시계를 보니 33시간째 활동 중이다. 빨리 해결하고 제발 자야지. 그 시라이 쿠로코가 제발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지먼트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그런데 예상 외로 어제처럼 달라붙어 룰을 지키라느니 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보스가 무언가 조치를 취해놓은 것이 틀림없다. 어제 왔던 미코토를 알아본 한 저지먼트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더니 구석의 방으로 안내했다. 그 방 안에는 미코토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책임자가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이 지부의 책임자 코노리 미이라고 합니다.”
“네, 저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우선 앉으시죠.”
도수가 있어 보이는 안경을 익숙하게 들어 올린 코노리는 웃는 얼굴이었지만 엄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실례합니다. 선배, 부르셨다고…….”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시라이 쿠로코였다.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는 순간, 미코토든 쿠로코든 얼굴이 일그러졌을 것이다.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하는 코노리는 머리에 물음표만 띄울 뿐이었다.
“제가 없을 땐, 이 아이가 책임자나 다름없어서요. 두 사람 다 없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예요. 그러니 세 사람이서 얘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의 있으신지요.”
“아뇨…….”
협력을 부탁하는 입장이다. 선배라는 코노리가 있는 데 설마 어제처럼 미코토를 딴 곳으로 쫓아내거나 할 리는 없을 것이다. 불편한 마음을 꾹 참고 아니라고 대답했다. 쟁반에 찻잔을 들고 쿠로코는 방 안으로 들어와 코노리의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모두의 앞에 찻잔을 둔 코노리가 마시라는 손짓을 했다.
“저는 야간 저지먼트 소속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미리 연락을 받았어요.”
“그래서 주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지만 꽤나 가차 없는 곳이더군요. 하. 하.”
굳은 표정, 싫어하는 분위기. 살아오면서 타인에게 이정도로 미움 받아야할 이유를 한 적은 없다. 하물며 주간과 야간의 시간대는 전혀 다르고, 마주칠 일도 없다. 짐작 가는 것은 없지만 우선 사과는 받고 싶었다. 이해한다는 듯이 코노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쿠로코를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절대 사과하는 톤도 아니었고, 목소리는 기어들어갔지만 그것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낀 미코토는 관대하게 넘어가주기로 했다. 쿠로코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코노리가 있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더 불통이 튀기 전에 빨리 정리하고 여길 나가고 싶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최근에 누군가 비정상적인 경로로 접근해 메인 서버에 접속한 기록이 있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2차, 3차 침입의 우려가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기밀이라 말씀 드릴 순 없지만 저희 측 조사 결과로는 학원 도시 내부에서 사는 인간으로 잠정 결론이 났습니다. 따라서 주간의 협력이 꼭 필요합니다.”
“어떤 협력이 필요한지요?”
“그건 지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지금 들은 것만 가지고는 뭐라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는 데요.”
“죄송합니다만 지금 드린 정보 이외에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주간 저지먼트는 학원도시가 굴러가게 한다. 신입을 받는다던지, 학생들의 일탈을 바로잡는다던지 내부의 일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야간은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학원도시의 기술은 바깥보다 10년 이상 앞서있는 만큼 핵심 기술이 유출되면 최악의 경우 전쟁이 발발할 지도 모른다. 신 문명, 학원도시의 기술을 우스갯소리로 그렇게 부를 정도다.
이렇듯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주간과 야간, 두 저지먼트들이 협력한다면 참 좋을 텐데 아쉽게도 소통은 거의 되지 않아서 단절된 거나 다름없다. 학원도시 설립 초기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하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거의 독립된 집단으로서 운영되고 있다. 사이가 정말 나빴을 무렵에는 어느 저지먼트가 더 꼭 필요한 존재인가를 가지고 말싸움을 벌였다고도 한다. 지금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당연하게 협력 받아야할 이런 일들까지도 굳이 찾아가서 이렇게 지루한 협상을 해야 한다.
코노리라는 담당자가 컵 주변을 만지작거리며 고민에 빠진 것도 당연하다. 미안할 정도로 당연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쿠로코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말한 게 그렇게 굴욕적이었나. 이쯤 되면 정말 물어보고 싶다. 왜 그렇게 싫어하는 가.
수면 부족으로 머리가 아찔해진다. 가볍게 머리를 털고 앞에 있는 잔을 쳐다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저기 죄송한데, 커피 있나요?”
코노리가 반응하기보다 쿠로코의 손이 뻗어지는 게 더 빨랐다.
촤악.
사람은 너무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면 알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고 한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당황으로 물든 코노리의 얼굴, 그리고 뿌듯함이 넘쳐흐르는 쿠로코의 얼굴이 흐릿하다. 그리고 나서야 축축함이 느껴졌다.
“그냥 드시죠.”
지금 물을 뿌린 거다. 쿠로코가 미코토에게. 허.허허…. 허……. 결국 참지 못한 미코토가 테이블 위로 올라가서 소리쳤다.
“이게 진짜!!!!”
“왜요!!! 죽이기라도 하시려고!!!”
쿠로코는 독하게도 같이 테이블 위에 발을 얹고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코노리가 일어나서 뜯어말리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은 지금쯤 거하게 한 판 붙고 있을 게 틀림없다. 씩씩 거리는 쿠로코를 노려보다가 머리가 아파져서 관두기로 했다.
“대답은 들어야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좀 무리가 있겠네요. 그럼 내일쯤 제대로 장소를 잡아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자야한다. 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 순간만은 미치도록 자고 싶었다.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문을 열고 여유로운 척 뒤를 돌아 당부의 말을 건넸다.
“참, 훈련이 덜 된 개는 목줄을 채워두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머리카락 끝에 방울진 물기에 짜증난 나머지 문을 거칠게 닫았다. 쾅.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역시 이런 일은 독심술이 가능한 쇼쿠호가 제격이었다고. 어쩌면 쇼쿠호는 쿠로코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귀찮을 것 같으니 안 한다고 잽싸게 발을 뺐으니.
시라이 쿠로코.
이제 제발 엮이는 일 없기를…….




덧글
미코토가...매우..안타까운 일이 있었군요...하필 쓰레기통에[묵념.]
근데 쇼쿠호가 미코토를 싫어하는 것 치곤 잘 지내는 것 같네요.
사실 미이씨는 그렇게 쌔보이진 않은데, 역시 나이차이때문에 일까요, 아님 숨은 실력자..?<
미코토에 죽어 못사는 쿠로코가 아닌 색다른 쿠로코의 시크함에 빠져듭니다!
잘읽고갑니다!
그와 동시에 서 성깔있는 쿠로코라니 침:Q하고 있는 저(....)게다가 미코토에게 막대하는 쿠로코라니 설레버립니닼ㅋㅋㅋㅋㅋ!
야간저지먼트인걸 모르고 자신도 모르게 두근!했던 것에 대해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더 막대하는 걸까요..!
이러다 가학성(!)으로 발전하는건 아닐지.......!
둘이 투닥투닥하는 모습 넘 ...좋습니다 으으 다음 이야기도 넘 궁금해서 현기증납니다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런 내용 너무 좋아욬ㅋㅋㅋㅋㅋㅋ아침 드라마 보는 기분이야!!!!!!!!!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놩 미코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쌍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쿠로쿠의 저런 모습도 좋네요 +ㅅ+
항상... 불쌍했는데 말이지요 ;ㅅ;
미코토는 수면을 취햐녀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