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이나 기다리게 했으니 후다다닥 한 편 더 올립니다:D
쇼쿠호 좋아해요......부끄....자주 나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 명 더.....아직은 비밀이에요..
어쩌다보니 쿠로코보다는 미코토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될 것 같네요....는 비정기로 안돌렸을 때의 이야기..ㅇ<-<
어두운 밤하늘 아래 달빛을 받은 은색 머리카락이 반짝였다. 두리번거리던 고개가 멈추고, 리듬을 타듯 두 손가락을 부딪쳐 탁, 탁, 소리를 내며 한 발자국씩 걸었다. 기다리는 것이다. 궁지에 몰린 사냥감이 도망치기를 포기하고, 되려 덤비려는 그 순간을. 탁, 탁, 탁. 손이 내는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묘하게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체크메이트.”
그의 말을 기점으로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누군가의 거친 호흡도, 그가 만들어내던 절묘한 리듬도. 귀를 기울인다면 본래라면 몸 안을 돌고 있어야할 혈액이 어딘가로 흘러내리는 소리도 들리겠지만 모든 건 바람이 지워간다.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공허한 바람소리만이 허공을 메웠다.
“무슨 짓이야.”
예상대로 잔뜩 화가 난 얼굴이다. 애초에 몸을 숨길 생각조차 없었기에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등 뒤를 메우는 파열음. 뒤를 돌아보면 방금 전까지 기대고 있던 벽이 순식간에 사라져있었다.
새벽, 그의 놀이 시간. 새벽의 학원 도시, 그의 놀이터.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침입자들은 그의 놀이도구들.
장난감을 잃어버린 그가 분개할 거라는 건 너무나 뻔한 일이다. 그의 ‘놀이’에 동참했을 때부터 각오한 일이기도 했다.
“니가 대신 죽고 싶냐?”
“치울 것도 아니면서 화려하게 ‘놀지’ 마”
부풀어 오르는 살기. 평범한 사람이라면 놀라 도망갈 정도로 피가 진득하게 묻어있는 살기에 평범한 사람이 아닌 미코토는 그 시선을 맞받아칠 여유정도는 있었다. 사실 진지하게 싸운다면 이기는 것도, 무사 하는 것도 자신은 없다.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린다. 이쯤에서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날 만한 인물은 한 사람밖에 없다. 맥이 빠질 정도로 긴장감 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그럼 네가 치울 거야?”
다 끝나고 나서야 나타난 쇼쿠호다. 머리를 쓸어 넘기며 산산조각이 난 벽을 한 번 쳐다보더니, 금방 싫증난 듯 획 돌려 미코토의 옆에 섰다.
“재밌을 것 같아서 구경 왔는데, 다 끝났네?”
거리에는 쇼쿠호의 ‘추종자’ 몇 명이 그가 망가트린 장난감들을 ‘치우고 있었다.’
“아니면 재밌는 일이 또 일어나려나?”
미코토의 얼굴에서 그 시선은 떠나갈 줄을 모른다. 엑셀레이터를 한 번 쳐다보더니 휙 돌려 미코토의 표정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노골적인 행동에 기분은 썩 좋지 않았지만, 급한 불은 꺼줬으니 뭐라 할 수는 없다. 실제로 쇼쿠호가 나타나자마자 기분은 더 안 좋아졌지만, 덤벼들기는 고사하고 살기까지 사라졌다. 쳇, 엑셀은 아예 노골적으로 혀를 차더니 자리를 떴다.
“고마워하고 있는 거야?”
“별로. 어차피 서로 단념해야만 했어.”
“그럼 싸워보고 싶었어? 그만두는 게 좋아. 내가 봤을 땐 별로 가망 없는 내기거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뱉으면서 시선, 호흡까지도 뭐하나 빠트리지 않고 체크한다. 쇼쿠호 미사키는 미코토의 앞에서 늘 그래왔다.
[이 세상에 내가 읽을 수 없는 사람이란 없어.]
그런 잘난 맛에 살아온 여자가 어찌된 일인지(여러 가설은 있지만 검증된 건 없다.) 미코토의 생각만은 읽지 못한다는 게 그렇게도 분하셨던 모양이다. 추종자와 지배자(나)로만 이루어진 그녀의 관계도에 새로운 계급이 생기기까지 했다. 관찰대상. 미코토가 유일하게 포함되어있다.
“재미없네. 엊그제가 더 재밌었어.”
“…….”
“어라, 지금 반응한 거야?”
사무실로 되돌아가려던 발걸음이 멈추고, 눈을 반짝인 쇼쿠호가 얼굴을 바짝 가까이 댔다.
“주간의 그 아이, 이름이 뭐야?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볼 일은 끝났고, 여기 있어봤자 쇼쿠호가 가지고 놀기만 할 뿐이다. 한 순간, 거리를 벌리고 건물 외벽을 ‘걸어내려 갔다.’ 능력을 활용하면 이런 일도 가능하다. 쇼쿠호의 치사하다는 외침을 맞으며 사무실을 향해 걸었다.
-
[훈련이 덜 된 개는 목줄을 채워두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 뒤에 방에 들어와서 바로 쓰러져 잤다. 언제 일어나고, 일어나서 뭘 해야 하고, 그런 일들은 정말 나중 일이었다. 자고 일어났을 때엔 늘 야간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던 시간이었다. 몸이 기억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건 꿈이겠지…….]
꿈치곤 선명하게, 잠에 덜 깬 자신의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제정신으로 돌아본 어제 자신의 행동들이 너무나 끔찍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차라리 모두 피곤에 지친 미코토 스스로가 만들어낸 공상이었으면. 바라면 바랄수록 현실이었다고 수긍할 수밖에 없어졌다. 질리게 봐온 엑셀이나 쇼쿠호조차도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초면의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화내는 모습, 소리치는 모습, 멍한 모습, 전부 다 미코토 답지 않았다.
우선 전부 다 수면 부족의 탓으로 돌리고 일어났다. 그렇게 치부하기엔 ‘시라이 쿠로코’의 존재가 너무 막대했다. 밥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대체 걘 뭐지? 씻고 옷을 입으면서도 머리를 떠나지 않는 질문. 대체 걘 뭐야? 존재 차체에 의심을 품는 건 쇼쿠호 이래에 ‘시라이 쿠로코’가 처음이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대체 그 아이는 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뒤늦게 사무실에 도착한 쇼쿠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매니큐어를 바르기 시작했다. 물고 늘어지지 않는 건 그녀의 몇 없는 좋은 점 중 하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순찰 중이어야 할 엑셀레이터까지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가 화를 삭이는 데 성공했는지, 다음 기회를 노리는 지 겉으로 봐서는 알아낼 수 없는 사람이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쇼쿠호 말고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명령을 전달하지>
보스에게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쇼쿠호가 숨죽여 웃는 게 눈에 들어왔다.
-
아예 카페로 177지부의 책임자를 불러냈다. 그녀는 흔쾌히 알았다고 말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 연락을 받고 바로 나왔을 리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연관되어 생각나는 다른 한 사람의 존재는 애써 무시한 채로 주문을 하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기밀이며, 새어나갈 경우 저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지부 책임자가 될 정도라 놀라진 않고 고개만 끄덕인다. 신중한 성격. 안경 너머의 눈동자가 이쪽 못지않게 상당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상사로서는 좋을지 몰라도, 어떤 이유로든 테이블 맞은편에 앉기엔 꺼려지는 스타일이다.
“177지부의 컴퓨터로 누군가가 기밀로 지정된 컴퓨터를 해킹, 기밀 데이터를 복사해간 기록이 남았습니다. 이후 주간 저지먼트의 의사와 상관없이 177지부는 무조건적으로 저를 도와 범인을 잡는 데에 협력해주셔야 합니다.”
사실 미코토도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새벽에서야 들었다. 처음에는 177지부로 가라, 고 말하고 나머진 미코토 본인의 판단 하에 협력요청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보스는 야간의 일도 소홀히 하지 않은 채로 주간 저지먼트 중 배신자를 잡아내라고 ‘명령’ 했다. 불복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옆에선 귀찮을 것 같다며 도망쳤던 쇼쿠호가 그럴 줄 알았다고 입모양으로 말하고 씩 웃었다.
“좋습니다. 단 조건이 있어요.”
“무조건이라고 했을 텐데요.”
“저는 이름도 모르는 분을 신용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저희 측에서는 감시를 겸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서포트 해줄 인재를 한 분 붙여드리겠어요.”
무엇을 듣고 있었는지 뇌가 인식하기도 전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존재가 눈앞에서 안녕하시냐며 비아냥거리는 것 같다.
“면식이 있는 사람이 좋겠죠?”
코노리는 완강했다. 그 뒤에 몇 번 더 설득해보고, 협상도 해봤지만 실패. 미코토가 카페를 나온 건 그로부터 몇 십분 뒤였다.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좀 더 있다 나간다고 말하는 코노리에게 대충 인사를 건네고 휘청거리는 것 같은 몸을 어떻게든 추스르며 카페를 나섰다.
시라이 쿠로코. 넌 대체 뭐야?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 이젠 아예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어졌다.
“어?”
예를 들면 약속도 안 했는데 카페 문을 열자마자 눈이 마주쳐서 당황해하는
본인에게…….
==
야간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어째 실패인 것 같다....
엑셀도 쇼쿠호도 본질을 빼면 거의 자캐수준(...)
모님이 좋아하시는 피떡피떡의 초석을 쌓고있습니다(웃음)




덧글
ㅋㅋㅋㅋㅋㅋㅋ피떡의 초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대할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굴러라 굴러!!!!!!ㅋㅋㅋㅋㅋㅋ
좋은걸요.
뭔가 야간의 학원도시라는 게 눈에 그려지는 묘사입니다.
이렇게 빨리 다음편을 읽어 그저 행복합니다~
월요일이네요.
토도님 힘내시고 다음편도 좀...
우이하루가 범인이라면 으앜 혼돈의 카오스!이고 우이하루가 아닌데도 당한거면 학원도시의 기밀정보에 대한 보안에 좀 실망을:q
꿈은 이루어지고 지성이면 감천이고 미코토는 열심히 생각한 보답(?)을 받았네요ㅋ...!나잡아봐라 강화판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지!
아무튼 일주일 쉬셨다고 하루 두 편이라니..!속작의 달인 토도님 엉엉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얼마든지 더 쉬신대도 기다리기 즐겁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요 결국 미코토랑 쿠로코가 붙어다니게 됐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쿠로코랑 이어질 분위기